2년이 넘도록 출근할 때 타왔던 버스가 사라졌다.
내가 내리는 정류장은 간선버스 1대와 마을버스 2대. 총 3대의 버스만 운행하는 곳. 간선버스 1대의 스케줄이 바뀌면 나는 그 스케줄에 맞춰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거나, 아니면 차를 타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거다.
이제 버스를 타고 출근하려면 기존 시간보다 40분 가량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하게 생겼다. 나는 그렇다 치고, 청소년들은? 노인들은? 장애인들은?
차량이 넘쳐나 차고지 증명까지 해야 하는 섬에서 대중교통을 대폭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효율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감차를 하다니.
뒷감당은 오롯이 시민의 몫이다. 덜 자고 일찍 일어나 피곤하던지. 더 일찍 잠에 들던지. 돈 들여 차를 사던지. 정 힘들면 회사를 옮기던지.
매년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정작 칼을 들이밀어야 할 곳에는 돈을 퍼나르고, 가장 힘이 약한 시민들의 발이나 다름없는 대중교통을 멋대로 칼질하는 비겁한 제주도. 수소 트램으로 청정 제주를 만들겠다면서 뒤로는 탄소 배출을 부추기는 기가막힌 제주도. 뭐 이런